애플 TV+ 신작 ‘더 사반트’, 찰리 커크 암살 관련 美 정서 고려해…잠정 연기

애플TV+가 제시카 차스테인 주연의 신작 스릴러 드라마 ‘더 사반트(The Savant)’의 공개를 돌연 연기했다. 당초 9월 25일 공개 예정이었으나, 애플은 “심사숙고 끝에 공개를 연기한다”고만 밝히며 구체적인 사유나 새로운 일정을 공개하지 않았다. 이번 조치는 최근 미국 내 정치적 긴장 고조와 맞물리며 드라마 연기의 배경에 대해 여러 해석이 이어지고 있다.

‘더 사반트’는 미국 여성 매거진 코스모폴리탄의 2019년 탐사 보도를 기반으로 제작된 작품으로, 온라인에서 활동하는 극우 단체에 잠입해 테러를 사전에 저지하려는 수사관 조디 굿윈(제시카 차스테인 분)의 이야기를 다룬다.

드라마는 공개 전부터 미국 사회의 극단주의 문제와 직접 맞닿아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미리 공개된 예고편에는 “저격부터 폭탄, 매복까지… 큰 규모의 폭력이 벌어지려 하고 있다”는 경고와 함께 ‘1994~2020년 미국 내 극단주의 공격 893건’이라는 자막이 포함됐다.

이번 연기 결정은 단순한 편성 조정이 아니라 정치적 민감성과 연결돼 있다는 분석이 많다. 최근 보수 성향의 정치인 찰리 커크가 피살된 이후 미국 내에서 정치적 폭력이 잇따르면서, 극우 테러리즘을 다룬 콘텐츠가 특정 진영을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애플이 이러한 결정을 내렸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실제로 최근 ABC는 진행자 지미 키멀이 커크 피살 사건에 대해 발언한 뒤 ‘지미 키멀 라이브(Jimmy Kimmel Live!)’ 방송을 잠정 중단한 바 있다. 당시 발언이 정치적으로 예민하게 받아들여지면서 일부 지역 방송국이 송출을 거부했고, 연방통신위원회(FCC)까지 규제 가능성을 언급하며 압박을 가했다.

주연이자 총괄 프로듀서인 제시카 차스테인은 “애플의 결정을 존중하지만 동의하지 않는다”며 “이 작품은 폭력을 막기 위해 일하는 이들의 용기를 다룬다. 지금 상황에서 더 필요하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어 “언젠가 관객에게 닿기를 바란다. 아직 공개 일정은 확정되지 않았지만 희망을 놓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애플이 정치적 파장을 최소화하기 위한 전략적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고 있으며, 애플 최고경영자 팀 쿡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관계 개선을 모색해 온 점도 배경으로 언급된다.

현재 ‘더 사반트’는 정확한 공개 일정이 정해지지 않았으며, 업계에서는 애플이 미국 내 정세와 여론 상황을 살핀 뒤 일정을 다시 잡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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