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방탄소년단(BTS)의 리더 RM(김남준)이 연예인으로서는 최초로 세계 경제 리더들이 모인 APEC 정상회의 무대에서 연설을 펼쳤다.
RM은 29일 경북 경주예술의전당에서 열린 ‘2025 APEC CEO 서밋’에 기조연설자로 참석해 ‘APEC 지역의 문화창조산업과 K컬처의 소프트파워’를 주제로 10여 분간 연설했다. K팝 아티스트가 이 행사에서 연설자로 초청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가 정상과 글로벌 기업 CEO들이 자리한 무대였지만, RM은 특유의 차분함과 프로페셔널한 태도로 연설을 이끌었다. 그는 “십여 년 전 방탄소년단이 처음 해외 무대에 나섰을 때만 해도, 음악보다 ‘한국이 어디 있느냐’는 질문을 더 자주 받았다”며 “한국어 음악이 글로벌 무대에서 통할 수 있는지에 대한 시험대 같았다”고 회상했다. 이어 “이제는 언어와 국경을 넘어 전 세계 팬들과 소통하고 있다”며 “그 중심에는 ‘국경 없는 포용성과 강력한 연대’를 가진 아미(ARMY)가 있었다”고 말했다.
RM은 K팝을 한국의 전통 음식인 비빔밥에 비유했다. “힙합, R&B, EDM 등 서구의 음악적 요소를 거부하지 않으면서도 한국의 미학과 정서를 자연스럽게 녹여낸 것이 K팝의 힘”이라며 “서로 다른 문화가 어우러질 때 새로운 에너지가 생긴다. 그 다양성과 조화가 K팝을 세계로 이끌었다”고 설명했다.
또 “K팝은 단순한 음악 장르가 아니라 음악, 퍼포먼스, 비주얼, 스토리텔링, 소셜미디어를 모두 아우르는 360도 콘텐츠”라며 “문화의 경계가 사라질 때 진짜 창조성이 발휘된다”고 덧붙였다.
연설의 마지막에서 그는 APEC 리더들에게 창작자들을 위한 경제적 지원과 기회의 장을 마련해 달라고 당부했다. “전 세계의 창작자들이 자유롭게 상상하고 표현할 수 있어야 한다. 문화와 예술은 경제를 넘어 마음을 움직이는 힘이자, 다양성과 포용을 전달하는 가장 빠른 언어”라고 말했다.
통역 없이 영어로 진행된 RM의 연설은 차분하면서도 명료한 어조로 주목을 끌었으며, 현장에 있던 외신과 참석자들로부터 “자연스러운 카리스마가 돋보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한편 RM의 연설은 올해 처음으로 APEC 의제에 ‘문화산업’이 포함된 가운데 진행돼 의미를 더했다.
31일에는 또 다른 K팝 아이콘 지드래곤(G-DRAGON)이 환영 만찬 공연에 나서며, 한국 대중문화의 위상을 이어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