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화장품 기업 ELF Beauty가 모델이자 가수 저스틴 비버의 아내인 헤일리 비버(Hailey Bieber)가 설립한 스킨케어 브랜드 ‘Rhode(로드)’를 약 10억 달러(한화 약 1조 3,700억 원)에 인수한다고 5월 28일 발표했다. 이번 거래는 6억 달러의 현금과 2억 달러 상당의 ELF 신주 발행, 그리고 향후 3년간 로드의 실적에 따른 최대 2억 달러의 성과급을 포함하는 조건부 계약 방식이다. 이번 인수는 2025년 하반기 내 마무리될 예정이며, ELF Beauty 창립 이후 최대 규모의 거래로 기록된다.
로드는 2022년 6월, 헤일리 비버가 자신의 중간 이름에서 따와 설립한 브랜드로, 불과 3년 만에 10개 제품만으로 연간 2억 1,200만 달러의 매출을 올리며 빠른 성장을 이뤘다. 대표 제품으로는 18달러 가격대의 ‘펩타이드 립 트리트먼트’와 ‘글레이징 밀크 토너’가 있으며, 미니멀한 디자인과 보습 중심의 제품 구성으로 MZ세대의 호응을 얻고 있다.
로드는 온라인을 통해서만 제품을 판매해왔으나, 올해 말부터 화장품 편집 매장인 세포라 매장에 입점할 계획이다.
헤일리 비버는 인수 이후에도 로드의 최고 크리에이티브 책임자(CCO) 겸 혁신 책임자로서 제품 개발, 마케팅, 브랜드 전략을 총괄하며, ELF의 전략 고문 역할도 수행할 예정이다.
ELF Beauty는 2004년 설립된 미국 나스닥 상장 기업으로, ‘Eyes, Lips, Face’의 약자에서 이름을 땄다. 초창기에는 온라인 기반의 저가 화장품 브랜드로 시작했으며, 이후 타겟(Target) 등 오프라인 유통망 확장과 SNS 기반 트렌드 마케팅을 통해 성장했다. 현재는 Well People, Keys Soulcare, Naturium 등 다양한 뷰티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ELF는 2024 회계연도 기준 연간 글로벌 순매출 13억 달러를 기록했으며, 전년 대비 28% 증가했다. 모든 제품은 비건 성분으로 제작되며, 동물 실험을 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로드와 브랜드 철학을 공유한다.
로드 인수 발표 이후 ELF 주가는 약 25% 급등했다. 업계는 이번 인수를 통해 ELF가 단순한 ‘가성비 화장품’라는 브랜드 이미지에서 벗어나 Z세대가 열광하는 프리미엄 브랜드까지 아우르는 기업으로 진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